(전원생활 10년 차, 찐 경험담)
안녕하세요.
"언젠가 푸른 들판이 보이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품고, 몇 해 전 서울을 떠나 전원주택을 지은 사람입니다.
햇살 좋은 아침마다 새소리를 들으며 일어나고, 비 오는 날이면 흙 냄새가 방 안 가득 스며드는 이 생활…
분명 꿈 같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부지 선택을 잘못해 후회한 적도 많습니다.
오늘은 저처럼 후회하지 않으시라고,
전원주택 부지 선택 시 가장 흔히 하는 실수들을 아주 솔직하고 생생하게 풀어볼게요.
1. "뷰만 보고 결정한 나, 왜 그랬을까…"
부지를 보러 갔던 그날, 탁 트인 들판과 멀리 보이는 산 능선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여기다! 무조건 여기야!"
한눈에 반해 계약서에 덜컥 도장 찍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니?
들판은 바람길이었고, 겨울에는 북풍이 집을 할퀴고 지나갑니다.
산은 일조권을 가로막아 해가 일찍 저물고, 겨울이면 마당에 서리가 내려앉죠.
"멋진 뷰"보다 "바람 방향"과 "일조 시간"을 꼭 체크하세요.
사진 찍을 때만 좋은 곳, 살아서는 고생길 됩니다.
2. "도로 접근성? 에이, 금방 익숙해지겠지?"
저희 집은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요.
'뭐, 자연 속에 살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 장을 보러 나갈 때마다 장거리 출장
- 택배 기사님은 저를 욕할 듯
- 겨울 눈 오면? 집에 고립됩니다
특히 비상시에 병원 가야 할 일 생각하면 정말 아찔합니다.
도로 상태와 거리, 절대 가볍게 보지 마세요.
"한적한 곳"과 "외딴곳"은 완전히 다른 의미랍니다.
3. "맹지라서 싸다고? 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
부지 가격이 다른 곳보다 훨씬 저렴해서 좋았어요.
'맹지(도로에 직접 접하지 않은 땅)'라도 괜찮겠지 싶었죠.
그런데…!
공사를 시작하려 했더니 진입로 공사 비용이 건축비만큼 나오는 거 있죠?
전기 끌어오는 데도, 상하수도 연결하는 데도 추가 비용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맹지 부지, 절대 싸게만 보지 마세요.
도로가 없으면 '집을 짓는 것'보다 '길을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4. "물가 근처가 운치 있다던데…? 웬걸!"
작은 개울가 옆 부지를 봤을 때,
"아, 여긴 정말 운치 있다!"
감탄하며 상상했어요. 물소리 들으며 커피 마시는 아침이라니.
하지만 현실은…
- 장마철이면 물이 불어나 마당까지 침수 위협
- 모기와 날벌레의 천국
- 습기 때문에 여름이면 집 안이 눅눅하고 곰팡이와 전쟁
특히 장마철에 물 불어난 모습은 진짜 공포 그 자체였어요.
물이 보이는 곳 = 홍수 가능성입니다.
비 오는 날 한 번쯤 꼭 가서 부지를 확인하세요. 맑은 날만 보지 마세요.
5. "이웃이 없어서 조용할 줄 알았는데…"
시골이라고 다 조용한 게 아닙니다.
진짜 시골은 생각보다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 농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꽤나 시끄럽습니다.
또, 너무 이웃이 없는 외딴 부지는
- 택배 받기 어렵고
- 겨울에 제설작업도 안 되고
- 밤에는 적막이 무섭게 느껴집니다.
적당히 '사람 숨결'이 있는 곳이 좋아요.
외로움과 불편함은, 막상 겪어봐야 뼈저리게 느낍니다.
마치며: 부지는 집보다 먼저, 신중히!
전원주택은 부지 선택이 80%입니다.
좋은 부지는 집의 가치를 키워주고,
잘못 고른 부지는 고생을 키워줍니다.
저는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전원생활을 꿈꾸는 여러분은,
'로망'보다 '현실'을 먼저 보는 안목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햇살 좋은 봄날,
그 땅에 하루 종일 앉아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그곳이 바로 '당신의 땅'일 테니까요.
🍀 함께 행복한 전원생활을 꿈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