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 이야기. 전원주택에 살면서 포기해야 할 10가지
- 전원주택에 살기로 정하고, 땅을 고르고 설계를 시작하면서 설렘은 점점 커진다.
시골생활에 대한 기대로 집을 짓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빨리 입주날짜가 다가오기만 손꼽아 바란다. 이때까진 미처 알지 못하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곧 현실로 받아들이겟지만.
막연히 시골생활을 하면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정도는 했겠지만, 그것이 어떤것인지 아직 잘 알지 못할 때이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전원주택에서 살 때 불편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같이 한번 알아볼까요.
한가지 조금 다룰 수 있는건 도심형 전원주택이나 상업지역 인근에 있는 전원주택은 도시의 편리함도 누릴 수 있으니, 이번 블로그에서 언급하는 것은 순전히 도심과 떨어진 시골에 있는 전원주택에서 살때를 가정하기로 하자.
아래 10가지는 실제 우리가족이 전원생활을 하면서 불편함을 느꼈던 것을 우선순위대로 적어본 것이다.
① 짜장면 배달
② 치맥번개
③ 주말아침 집앞 스벅에서 커피한잔
④ 저녁밥하다가 갑자기 두부 사오기
⑤ 아이들 방과후 보습학원
⑥ 분리수거의 편리함
⑦ 음식쓰레기 버리기
⑧ 집앞 응급실, 아이들 병원
⑨ 사생활 보장
⑩ 아무일도 하지 않는 주말
요즘은 왠만한 시골도 읍네 정도만 가면 중국집이 있다. 하지만 읍네 중국집중에 배달을 하는 곳을 찾기란 쉬운일은 아니다. 여러사람이 먹을정도로 주문한다면 배달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도시에서처럼 1인분 2인분 주문하는건 사실상 불가능 하다.
나의 최애 치킨. 저녁에 TV를 보다가 치맥을 한다는건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배달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치킨과 맥주를 사러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중국집 배달도 마찬가지지만 배달음식에 대한 미련은 확실히 버려두고 전원주택에 발을 들여놓길 바란다.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전원주택에 들어오는 순간 커피의 기호를 바꾸기를 권한다. 스타벅스, 탐앤탐스, 파스쿠치,....이런 커피맛에 익숙해 주말아침 부부가 나란히 커피숍에서 커피를 여유있게 마시는 것이 주말의 일상이었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입맛에 맛는 캡슐 커피머신을 하나 들여놓길 추천한다.
도시에서 당연한 것이 시골에서는 특별한 것이 되는 경우가 자주 생길 것이다.
저녁에 된장찌개를 끓이다 두부가 없다면, 아파트에서는 금방 마트로 달려가 두부한모 사오는건 일상일테지만, 시골에서는 두부한모를 사기위해 외투를 입고 차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된장지깨가 끓기전 사오는건 불가능 할테니 두부를 넣지 않은 된장찌개를 먹는편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지. 이런 이유 때문에 도시에 살때보다 장을 볼 때 더욱 꼼꼼함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
학교가 끝날시간에 정문에 우루루 줄서있는 학원버스를 보는 것은 도시에서는 일상이지만 시골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다. 학원을 보내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직접 운전하여 시내나 읍내로 데리고 다녀야 한다. 학구열이 남다른 부모라면 아이들 학원과 공부문제가 시골생활의 불편함 1순위가 될 것이다. 고심 또 고심해서 시골살이를 선택해야 하는 큰 이유다.
아파트에 살때도 분리수거를 하거나 음식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귀찮은 일임에는 틀림없었다. 시골로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그 레벨이 몇단계는 상승된 듯 하다. 음식쓰레기를 텃밭에 퇴비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칫 냄새가 집으로 올 수도 있고, 들짐승을 부를수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일은 아니다. 분리수거를 하는 차량이나 음식쓰레기 수거 차량이 매일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날짜에 맞춰 쓰레기를 배출해야 한다. 도시에서의 귀찮음 수준을 몇단계 뛰어넘는다는 것은 살아보면 금방 이해될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바로 병원이다.
나이가 들면 오히려 전원생활이 불편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처럼 아이가 있는 집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수시로 병원을 다니기 때문에 시골생활은 이런면에서는 아주 불편하다. 어린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밤늦게나 새벽에 아이를 안고 응급실을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매번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런일에 덤덤하게 반응할 정도의 용기가 있어야 시골생활의 만족감은 올라갈 것이다.
사생활에 예민한 분이라면 전원주택에서의 생활을 다시한번 고려해 보길 바란다.
아파트에서야 옆집에 오며가며 인사정도야 할 수 있겠지만 시골에서는 그렇지 않다. 늘 마을사람들과 마주처야 하고 왕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집에 손님이 왔는지, 저녁에 집에 사람이 있는지, 운동을 가는지,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지 늘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 자연스런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이런 것이 불편하다면 전원생활은 오히려 더 괴로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아무일도 하지 않는 주말’이건 뭘까 생각될 수 있다. 말 그대로다. 시골에서 아무일도 하지 않고 빈둥대는 주말은 상상하기 어렵다. 물론 매번은 아니지만, 늘 할 일이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집주변 잡초를 뽑거나, 텃밭을 가꾸어야 하거나, 우리처럼 잔디마당이 있는 경우 잔디를 깍아야 하거나, 나무 가지치기를 하거나, 비가오면 미리 비설거지. 바람이 불면 날라갈 것은 없는지 미리 준비, 겨울에는 눈도 치워야 한다. 부지런하고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주말마다 교외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여행을 다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대지나 텃밭의 크기, 마당의 형태 등에 따라 집을 관리하는 일에 차이가 있겠지만, 어떤 경우라도 도시보다는 주말이 바빠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부지런해지자
시골에 사는 것, 전원주택에 사는 것은 현실이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유유자적 하면서 살기에는 감수해야 할 불편이 너무 많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고, 편리한게 최고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잃는 만큼 얻는 것이 있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다만 마음가짐에 따라 잃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시골생활이다.
다음 블로그 에서는 얻어가는 것도 한번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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