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시공업체 선정(1)(2)에 이어....
좋은 빌더를 만난다는건 사실 복불복의 성격도 있지만 우린 몇가지 기준을 정했다.
1. 대형 업체는 피하자. (이유)
2. 목조든, 철콘이든 한가지를 위주로 하는 업체를 선택하자(이유)
3. 공사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제시하는 업체는 피하자(이유)
4. 너무 젊거나 나이가 많은 분은 배제하자
5. 그 빌더가 최근에 공사하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보자
6. 건축을 전공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가산점
4이유- 조금은 예민한 문제이므로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 항목일 듯 하지만 그래도 또 중요한 문제이다.
나는 경영대를 졸업하고 현재도 사무직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지만 건축이라는 집을 짓는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인문학적인 소양부터 지리학까지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해야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아주 높은 수준의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하고,
거기다가 최신트렌드를 센스있게 흡수할 수 있는 역량,
건축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공감능력까지.
꼭 나이에 따라 이런 역량들이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경향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도 없으니 잘 판단해 보시길 바란다.
5이유- 계약을 고려하고 있는 빌더가 최근에 진행중인
현장을 방문해 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물론 방문을 꺼려하는 빌더라면 역시 자신이 없거나
꺼림칙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흔쾌히 현장 방문을 허락하는 경우에는 현장의 분위기나
건축주와의 관계등 빌더가 실제 공사를 하는 성향을 쉽게 파악해 볼 수 있다.
6이유- 건축을 전공하고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빌더라면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건축 자체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집을 짓는 것이 먹고사는 직업이긴 하겠으나 단지 돈으로만
대하기 보다는 나름의 철학이나 자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교육자로서의 경험이 있다면 집도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하고
본인의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우리가 저런 기준들을
정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집을짓기위해 여러 건축업체를 미팅하고,
건축박람회에서 상담을 하고, 그중에 괜찮다고 생각했던 업체와
큰 고민없이 계약을 했다.
하지만 계약금이 입금되고, 이미 설계가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진행했던 본부장은 사장이 계약가격에 진행을 못하겠으니
가격을 올려달라고 한다면서 금액을 올리든지 시공을 중단하든지
정하라고 압박을 해왔다. 물론 계약금은 전혀 반환하려는 생각조차 없었고.
집 짓는것도 엄청난 스트레스인데 그와중에 업체와 소송까지 해야하는
머리아픈 상황이 생긴 것이다. 결국 일은 어찌어찌해서 적정선에서
타협하는 수준으로 마무리 되었고, 우린 업체와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운 업체를 선택해야 했다.
집을 짓기도 전부터 한 2년은 늙는 느낌이었지만,
일이 잘 될려니 또 좋은 빌더를 만나고 덕분에 아주 값진 경험도 했다.
앞서도 말했지만, 건축업체를 고르는 문제는 복불복의 성격이 많다.
그렇지만 시행착오를 줄여가며 조금 덜 스트레스를 받기위해서는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업체를 고르고 나면
그 뒤부터는 사실 집짓는 일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할 것이 없다.
예산과 기호에 맞춰 그때그때 선택하는 것이 전부니 업체를 고르는
그 시작점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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